브라질에서 한 60대 남성이 거짓으로 죽었다고 꾸미고 가짜 장례식을 열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 남성은 “내가 죽으면 누가 오는지 궁금했다”며 이 같은 일을 벌인 이유를 밝혔지만 비난 여론에 결국 사과했다고 3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현지 매체 오템포 등이 보도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바우타자르(60)는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좋은 일이 있기를 모든 사람과 기도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과 함께 상파울루의 한 병원 입구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바로 그 다음날 그의 페이스북 계정에 흑백 처리된 레무스의 사진과 함께 “오늘 오후 슬프게도 우리의 바우타자르 레무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몇 시간 뒤 그의 페이스북 프로필 역시 흑백 처리된 사진으로 바뀌었다.
이후 ‘1월 18일 오후 7시30분, 쿠리치바 예배당에서 바우타자르 레무스를 애도하는 추모식이 열린다’는 안내문이 올라왔다.
갑작스런 그의 부고에 레무스의 가족과 친지들은 충격에 빠졌다. 휠체어에 의지하는 80대 노모를 포함, 가족과 친지들이 그의 죽음에 괴로워했다고 오템포는 전했다.
많은 사람이 그의 페이스북에 죽음의 원인과 자세한 내용을 물었지만 더 이상의 정보는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 18일 레무스의 고향인 쿠리치바 예배당에서 장례식이 시작됐다. 스피커에서 레무스의 60년 인생을 설명하는 추모사가 울려 퍼지자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장례식 무대의 문이 열리자 참석자들은 모두 경악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줄 알았던 레무스가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깜짝 행동에 가족과 지인들 중에는 분통을 터뜨리는 이들도 있었다.
레무스의 조카는 그의 부고를 보자마자 상파울루의 해당 병원을 찾았는데, 사망 기록은 물론 입원한 이력조차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극도의 악취미라는 점에서 가족들은 모두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레무스를 비난했다.
레무스의 페이스북에도 그의 행위를 비난하는 댓글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레무스는 오템포에 “나는 5개월 전 이 생각을 떠올렸다. 어떤 이의 장례식엔 500명 넘는 이들이 참석하는가 하면 어떤 이의 장례식엔 단 두 명만 온 적도 있었다”며 “내 장례식엔 과연 누가 올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레무스는 이번 ‘가짜 장례식’ 소동에 대해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거나 불쾌감을 안길 생각은 없었다”며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의 친구는 오템포에 “나는 그를 2001년부터 알고 있었다. 나는 하루를 슬프게 보냈고 다른 하루는 매우 분개했다”며 “나에게 그는 17일(가짜 사망이 발표된 날)에 죽었다”고 전했다.
이후 레무스는 24일 페이스북에 “일주일 전 내 인생이 바뀌었다”며 “내 행동에 불쾌했던 분들께 용서를 구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난 행복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사랑, 일에 더욱 헌신하겠다”고 적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