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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폭행사망’ 가해자 중 백인 경찰도… 은폐 의혹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20대 흑인 운전자를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가해 경찰관 중 백인이 있었으나 경찰 당국이 이를 은폐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 당국은 지난 20일 가해 경찰관 5명을 면직했다며 이들 전원이 희생자 타이어 니컬스와 마찬가지로 흑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1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실제로는 프레스턴 헴필이라는 백인 경찰관이 차에서 니컬스를 강제로 끌어냈으며 땅바닥에 쓰러진 니컬스에게 테이저건도 쏜 것으로 드러났다.

멤피스 경찰국 대변인인 캐런 루돌프는 “폭행사건 발생 다음 날부터 헴필과 또 다른 익명 경찰관 1명에 대해 현장근무 중단 및 내근 전환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다”며 보도 내용을 시인했다.

희생자 유족을 대리하는 변호사 벤 크럼프에 따르면 니컬스가 집 방향으로 도망치고 경찰관들이 그를 뒤쫓자 헴필은 “그들(경찰관들)이 저놈(니컬스)을 잡으면 엉덩이를 밟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크럼프 변호사는 “헴필의 신원과 그가 니컬스의 사망 사건에 동조했다는 사실이 이제서야 공개되는 이유가 뭐냐”며 경찰이 헴필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직된 흑인 경찰관 5명은 현재 2급 살인죄 등으로 기소된 상태지만, 헴필은 내근 전환 명령에 이어 직무배제 조치를 받았을 뿐 면직되거나 기소되지 않았다.

헴필의 변호인 리 제럴드는 헴필이 니컬스의 차를 정차시킨 현장에는 있었으나 그가 달아나다가 붙잡혀 경찰관 5명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는 현장에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멤피스 경찰이 흑인 경찰관 5명의 명단을 즉각 공개한 것과 달리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이 2명 더 있다는 사실을 숨겼던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헴필이 백인인 만큼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공권력의 흑인 강경진압 논란’이 수십년째 사회적 문제로 다뤄져왔다. 최근까지도 ‘BLM’(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 등 민권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