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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美 미사일로 러 본토 사정권…“겨냥 안 할 것”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제 주요 교전 지역인 동부 돈바스와 러시아에 강제 합병당한 크림반도 등을 사정권 안에 두게 됐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의 확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러시아 본토를 겨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로이터·AFP통신은 미 국방부가 3일(현지시간) 사거리 150㎞의 유도 폭탄인 ‘지상 발사형 소구경 폭탄’(GLSDB)를 포함한 21억7500만달러(약 2조72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올라프 슐츠 총리의 발언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방의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전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 무기는 그들에게 장거리 사격 능력을 제공한다”며 “그들의 나라를 방어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고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탈환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온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의 사거리는 80㎞지만 동부 전선 지원용인 GLSDB는 사거리가 150㎞에 달한다. 이 공격 무기의 첫 인도 시기는 아직 공개된 바 없으나, BBC는 이 폭탄의 첫 인도까지는 9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미국과 독일 등 서방이 확전 우려를 감수하고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와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자 우크라이나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본토 타격’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현지 언론 빌트암존탁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 사안(본토 타격)과 관련된 합의가 있다”며 “이 같은 합의를 기반으로 한 접근 방식은 확전을 방지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미국의 추가 지원에 감사를 표시하고 “우리 무기의 사정거리가 더욱 넓어지고 병력 기동력이 높아질수록, 러시아의 잔혹한 공격을 더욱 빨리 끝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썼다.

서방의 지원에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러시아 대통령실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난 2일 발언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대응할 수단이 있다”며 “대응은 장갑차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서방의 전력 지원에 ‘핵무기’를 꺼내 들었다.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추가 무기 지원이 핵 사용까지 확대될 수 있는 보복 공격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나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경우 대응책을 묻는 말에 “위협의 성격에 맞춰 모든 종류의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며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 아래 있는 모든 것이 불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