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학생들이 14일(현지시간) 오는 24일 대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마크롱도 르펜도 싫다”며 파리 소르본대학 등 여러 대학의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14일 소르본 대학에는 ‘마크롱, 르펜, 그리고 그들의 세계에 맞서는 소르본’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대학 건물 창문에서는 학생들이 전단지를 던지고 “우리는 모두 반파시스트다”를 외치기도 했다. 한때 경찰은 시위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도착을 막으려고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모교인 파리정치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쓰레기통과 현수막으로 정문을 막기도 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선 결선 투표를 두고 시위 참여자들이 중도 성향의 현직 대통령 마크롱과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 중 어느 쪽도 빈곤층이나 환경을 보호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 중인 20세의 아나이스 재케마르스(20)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상 둘 중 덜 나쁜 편에 투표해야 하는 것에 지쳤고 이것이 시위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좌파 성향 유권자들의 대다수는 르펜 후보가 이민을 줄이고 치안을 강화하며 이슬람 종교 관행을 축소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친기업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좌파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부자의 대통령’으로 불리고 있다.
파리정치대학 재학생인 가브리엘 베르그네스는 AP에 “젊은이들은 환경 문제, 사회 문제, 반인종주의, 페미니즘, 성소수자 이슈에 관심이 많다”며 “우리를 대표할 후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