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정찰풍선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글로벌 감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미 최소 5개 대륙 12개 국가에서 24건의 정찰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임무는 군사기지 등 민감한 지역의 정보 획득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 정보 당국자들은 “최근 우리가 회수한 정찰풍선은 중국군이 운영하는 광범위한 감시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말했다고 CNN이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정찰 프로그램은 최근 몇 년 동안 최소 5개 대륙에서 24건의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6건의 비행이 미국 영공 내에서 이뤄졌다”며 “반드시 미국 영토 위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세계 12개국 이상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중국 정찰풍선을 추적했다”며 “정찰풍선은 태평양 지역에 주로 집중된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정찰풍선이 라틴아메리카·남미·동남아·동아시아·유럽 등지를 포함해 최소 5개 대륙에서 발견됐다며 모두 정찰 목적이었지만 크기와 세부 역량은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WP는 “일부 풍선에는 해상도에 따라 매우 정밀한 이미지를 캡처할 수 있는 전자광학센서나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돼 있었고, 무선과 위성 전송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고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적국의 정보 분석에 참여해온 요원과 엔지니어, 과학자로 구성된 전문기술팀을 투입해 잔해 분석에 나섰다. 하원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력을 볼 수 있고, 해당 장비의 구성 요소와 공급망을 추적해 누가 도움을 줬는지 찾아낼 수 있다”며 “매우 높은 (정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향한 공세도 계속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우리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고 국제법을 위반한 무책임한 행동에 관여했다”며 “어느 레벨의 개인이 책임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중국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풍선을 회수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거의 매시간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미국 상공에서의 중국 정찰풍선은 수년간 다른 감시 및 정보 플랫폼을 포함해 새 군사능력에 투자해온 (중국의) 행동패턴을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