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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ASML 반도체 기술 도난… “中 직원이 범인”


반도체 노광장비(EUV) 시장 점유율 1위인 네덜란드의 ASML이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관련 독점 기술을 도난당해 미 당국이 수출통제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중국인 직원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ASML은 15일(현지시간) 2022 회계연도 연례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한 직원이(현재 전직) 독점 기술과 관련된 데이터를 무단 남용했다”고 밝혔다. ASML은 “즉시 포괄적인 내부 검토를 시작했다”며 “(도난 사건이) 사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보안 사고로 인해 특정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SML은 내부 조사 후 보안 통제를 강화하고, 해당 사건을 관련 당국에 보고했다. ASML 측은 도난당한 데이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번 도난 사건과 관련해 “첨단 칩을 생산하는 데 중요한 노광기 시스템 등 장비 관련 기술 정보를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에서 데이터가 유출됐다”며 “지난 몇 달 동안 남성 직원이 (기술 절도를) 저질렀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미 당국이 이를 통지받았고,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술 도난 사건을 미 당국도 통지받고, 조사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고, 지난달 네덜란드와 일본도 같은 조처를 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이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를 우회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촘촘히 하려는 의도였다. ASML은 이미 초미세 공정 핵심 장비인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네덜란드에 이보다 낮은 기술력이 쓰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수출까지 금지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또 이번 보고서에서 “자사와 공급사, 고객 등의 IT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며 “데이터를 빼내기 위한 멀웨어 등 악성 소프트웨어 공격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리제 슈라이너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렇게 크고 유망한 기업이 경제 스파이 활동에 영향을 받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