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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나토 “동부전선 강화”…푸틴 “러, 핵전력 강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국가 안보협의체 ‘부쿠레슈티 9개국’(B9) 정상회의에 참석해 억지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동유럽 9개국 정상들은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나토 동부 전선의 방어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회의에서 “B9은 우리(나토)의 집단방위시스템의 최전방”이라며 “나토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분명하다. 한 치의 영토라도 방어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로 등 동부전선 국가들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안보 위협에 고동 대응하기 위해 이듬해 B9을 결성했다.

동유럽 9개국 정상들은 이날 채택한 공동 성명에서 “9개국은 발트해에서 흑해에 이르는 (유럽의) 동부 전체에 걸쳐 억지력과 방어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러시아는 동맹국들의 안보에 있어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

로이터는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폴란드 내 기지로 미군 장비를 옮기는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발트 3국 일대에 미국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공격용 헬기, 영공 정찰자산 배치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릴 예정인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부 전선 대비태세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것에 대해 “큰 잘못이며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나는 그(푸틴 대통령)가 핵무기 사용이나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우리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핵전력) 태세 등에 어떤 변화가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있고, 핵무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용을 고려한다는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핵 전력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천명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조국 수호자의 날’인 이날 기념 연설에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3대 핵전력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3대 핵전력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뜻한다. 또한 핵탄두 여러개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ICBM ‘사르마트’를 올해 배치하는 등 첨단 무기 사용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의 핵 전력 증강 발언은 지난 21일 국정연설에서 미·러 핵무기 통제 조약인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양국 사이에 신뢰가 훼손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와는 핵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핵감시단체 로스알라모스연구단(LASG)의 그레그 멜로 소장은 “미국의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목적이 러시아를 패배시키는 것임을 여러 차례 분명히했다”며 “러시아의 뉴스타트 중단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