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을 속여 미국과 일본 등의 정보통신(IT) 기업 기술자로 잠입한 북한 사이버 공격 요원이 덜미를 잡혔다고 일본 산케이 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북한의 한 IT 기술자가 지난해 한국인으로 가장해 일본 효고현의 방재 애플리케이션 수정 업무를 맡은 사실이 일본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일본 경찰은 이를 북한 외화벌이 사업의 일환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인을 가장해 미국에서 외화벌이를 한 북한 기술자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CNN 방송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가가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본사의 IT 기술자가 북한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술자는 월급 수만 달러를 북한에 보내면서 외화벌이를 해왔다.
산케이 신문은 “북한이 동남아시아 등 거점에 있는 사이버 요원들에게 일감을 맡겨 연간 수억 달러의 외화를 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은 7000여 명의 사이버 요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외화벌이뿐 아니라 사이버 테러와 기밀정보 수집, 가상화폐 탈취 등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외 거점에서 활동하는 북한 요원들은 보통 초·중학교에서 선발돼 대학이나 공작기관에서 사이버 요원으로 양성된다. 20대 이후엔 무역회사로 가장한 해외 거점에 파견돼 공작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지난 1일 ‘2023년 가상화폐 범죄 보고서’를 발간해 북한 해커들이 지난해 가상화폐 16억5000만 달러(약 2조1800억원)를 훔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도난당한 암호화폐 중 40%를 차지한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