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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3월 빅스텝 시사…달러 급등, 미 국채 요동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연준의 빅스텝(한 번에 0.5%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 최종 금리 수준도 기존 전망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달러 가치가 급등했고, 미 국채 금리도 요동쳤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왔다. 이는 최종 금리 수준이 이전 예상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최근 몇 달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지만 목표수준(2%)까지 낮추는 과정은 멀고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그동안 긴축은 지속하되 속도는 낮춰 정책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는 것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시장도 연준이 0.25% 포인트 수준의 인상을 한 두 차례 이어가고 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발언은 오는 21~22일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 1년간 우리는 통화정책 기조를 조이기 위해 강력한 조처를 했으나 긴축의 완전한 효과가 아직 느껴지지 않고 있다”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기대만큼 빠르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에 어떤 지표도 우리가 충분히 긴축적으로 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지표는) 우리가 더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과도한 긴축으로 경제가 둔화할 것을 우려한 기존 판단도 변경한 것이다.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올해 최종 금리를 5%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연준 이사들 사이에서는 최종 금리가 5.5%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파월 의장 역시 이번 달 발표하는 금리 전망치가 지난해 12월 발표보다 높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빅스텝 확률은 과반을 넘어섰다. 올해 최종금리가 6%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30%를 웃돌았다.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200만 명이 실직할 것이라며 파월 의장을 향해 “당신은 사람들의 삶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극도로 높고 미국 근로자들에게 심각하게 해를 끼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5~6%로 유지된 상태에서 직장을 떠난다면 근로자들이 더 낫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 해야 하는 유일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강경 발언 이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105.67까지 치솟았다. 미 국채도 3개월물~2년물 금리가 모두 5%를 넘어섰다. 단기 금리인 2년물 금리는 10년물 금리보다 1% 포인트 이상 높아지며 경기 불안감을 반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