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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금리 6% 현실화… 파월 ‘빅스텝’ 문 열자 금융시장 출렁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주 뒤 연준의 빅스텝(0.5%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 최종금리 수준도 기존 전망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 이후 달러 가치가 급등했고 미 국채 금리도 요동쳤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왔다. 이는 최종금리 수준이 이전 예상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그동안 긴축은 지속하되 속도는 낮춰 정책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는 것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시장도 연준이 0.25% 포인트 수준의 인상을 한두 차례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발언은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기대만큼 빠르지는 않다”면서 “(지표는) 우리가 더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과도한 긴축으로 경제가 둔화할 것을 우려한 기존 판단도 변경한 것이다.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연준 이사들 사이에서는 최종금리가 5.5%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파월 의장도 이달 발표하는 금리 전망치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5%를 조금 웃도는 수준’보다 높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FOMC에서 빅스텝 확률은 과반을 넘어섰다. 올해 최종금리가 6%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30%를 웃돌았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200만명이 실직할 것이라며 파월 의장을 향해 “당신은 사람들의 삶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5~6%로 유지된 상태에서 직장을 떠난다면 근로자들이 더 낫겠느냐”고 반박했다.

파월 의장의 강경 발언 이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105.67까지 치솟았다. 미 국채도 3개월물~2년물 금리 모두 5%를 넘어섰다. 장기 10년물 금리는 4% 미만에 머무르면서 42년 만에 최대 역전 폭을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둔화를 반영하는데, 이 폭이 늘어났다는 건 경기에 대한 불안함이 그만큼 더 커졌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 발언 여파로 8일 코스피지수는 1.28%(31.44포인트) 하락한 2431.91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도 22.0원 오른 달러당 1321.4원을 기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