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레스보스섬에 상륙한 시리아 난민들을 돌보는 모습으로 2015년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던 에밀리아 캄비시(Aimilia Kamvysi)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12일(현지시간) 그리스 국영 ANA-MPA 통신에 따르면 캄비시 할머니는 향년 93세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은 13일 그의 고향인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열린다.
캄비시 할머니는 2015년 시리아 내전을 피해 그리스 레스보스섬으로 들어온 난민의 아기를 품에 안고 우유병을 물려주던 모습이 사진작가에게 포착되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다.
당시 시리아가 극심한 내전을 겪으며 발생한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유럽으로 밀려들고 있었다. 지중해의 작은 섬인 레스보스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일대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거쳐 가는 곳이었다.
사진 속 캄비시 할머니 옆에 앉은 두 할머니도 함께 자장가를 부르며 아기를 함께 돌보고 있었다. 세 할머니의 모습은 친절과 사랑, ‘연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듬해인 2016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당시 콜롬비아 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을 이끌어 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수상했다.
사진 속 다른 두 할머니는 각각 2019년과 2022년에 먼저 세상을 떠나, 캄비시는 ‘레스보스의 할머니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은 인물이었다.
캄비시 할머니는 자신 역시 어머니와 함께 1922년 그리스-터키 전쟁을 피해 레스보스섬에 들어온 난민 출신이다.
그는 난민 아기에게 젖병을 물렸던 당시 행동에 대해 “자신들의 집을 떠나 보트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을 봤다”면서 “난민의 자녀로서 그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사진을 찍은 기자 레프테리스 파르트살리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신이 보여준 본보기는 우리의 인류애와 연대를 위해 항상 존재할 것입니다. 에밀리아 할머니 안녕”이라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