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다시 고조되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잇따랐다.
연방 노동부는 지난달(2월) 생산자물가지수 PPI가 그 한달 전인 1월보다 0.1% 하락했다고 오늘(15일) 밝혔다.
0.3%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월스트리트저널 집계)과 달리 예상외로 하락 전환한 것이다.
지난 1월 상승률 0.3%(최초 발표 0.7%에서 하향조정)보다도 완화한 수치다.
2월 PPI는 전년 동월보다 4.6% 상승해 역시 1월(5.7%)에 비해 오름폭을 크게 줄였다.
도매 물가인 PPI는 일정 부분 일반 소비자 물가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날 발표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고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상당 부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보다 0.2%, 전년 동월보다 4.4% 각각 상승해 오름세를 이어갔다.
근원 P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1월(0.5%)보다 낮아졌지만, 전년 대비 상승률은 1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사실도 데이터로 확인됐다.
연방 상무부는 2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0.4% 감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1월 깜짝 증가세(3.2%)에서 크게 뒷걸음질한 결과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휘발유와 자동차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5% 증가했으나 1월(2.3%)보다는 오름폭이 줄었다.
소비는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이자 종합적인 경제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미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오늘 발표는 경기침체 우려를 가중하고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소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을 비롯한 잇단 은행 파산 사태로 통화정책 조정 압력을 받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서는 이러한 수치에 힘입어 3월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동결 가능성까지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