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제품인 아이폰14 시리즈에 탑재된 충돌 감지 기능이 놀이기구 탑승을 교통사고로 인식해 오작동한 사례가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30대 치과의사 사라 화이트는 지난달 가족과 함께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위치한 킹스 아일랜드 놀이공원을 방문했다.
그는 구매한 지 이틀 된 아이폰14 프로를 소지한 채 롤러코스터에 탑승했다. 롤러코스터는 수직으로 치솟았다가 급강하했고, 사라는 격렬한 롤러코스터의 움직임을 즐겼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온 사라는 아이폰14 프로 잠금화면에 뜬 알림을 보고 깜짝 놀랐다. 911에서 걸려온 부재중 전화와 안부를 묻는 긴급 구조원의 음성 메일이 가득 했던 것이다.
“이 아이폰의 소유자가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해 전화를 받지 않는다.”
사라의 롤러코스터 탑승을 자동차 사고로 인식한 애플이 충돌 감지 기능과 위성을 통한 긴급 요청 기능을 작동시켰고, 911 연락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911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구조팀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긴급한 상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사라는 범퍼카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다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고, 911에 전화를 걸어 “괜찮다”고 말했다.
충돌 감지 기능은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에 처음으로 탑재됐다. 이 기능은 센서 데이터 조합을 사용해 잠재적 충돌을 평가한다. 충돌을 감지하면 화면에 10초 동안 경고가 뜬다. 이어 알람 소리와 함께 10초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카운트다운이 끝난 후에는 911로 전화를 걸어 메시지를 전달하고 GPS(위치정보시스템) 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지정해둔 긴급 연락처로 문자메시지도 발송한다.
WSJ는 “애플의 이 같은 기능이 실제 긴급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롤러코스터에서의 911 호출같이 잘못된 경보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