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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자기’ 할까봐”…北주민, 되레 평양말 연습


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한국말 단속을 피하기 위해 평양말을 연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식 말투에 익숙해진 주민들이 도로 북한말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북한 당국이 한국말을 괴뢰 말로 지정하고 단속 강화에 나선 것이 낳은 진풍경인 셈이다.

평안북도의 한 북한 소식통은 “이미 한국식 말투에 익숙해진 주민들이 평양말을 따로 연습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오랜 세월 꽉 막힌 체제에서 장군님 만세만 외치던 주민들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자유롭고 매력적인 한국식 생활 문화와 말투에 매력을 느껴 따라 하게 됐다”며 “한국 말투 단속이 강화하자 얼결에 한국말이 튀어나와 처벌을 받을까 봐 조선(북한)식 말투를 연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사람들이 ‘오빠’ ‘자기야’ ‘사랑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며 “당에서 평양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자 최근 주민들이 기래서(그래서)나 알간(알겠니) 등 평양말을 연습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 1월 17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하고 남한말을 비롯한 외국식 말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법에는 남한말을 쓰면 6년 이상의 징역형, 남한말투를 가르치면 최고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