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생성한 아바타가 유명 패션 잡지 ‘보그(Vogue)’의 표지 모델을 장식했다. 패션업계에서는 가상 모델이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보그 싱가포르는 3월호 표지 모델로 AI가 생성한 동남아시아 여성 아바타 ‘아댜(Aadhya)’를 선정했다고 27일(현지시간)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세계적 유명 패션 잡지 표지에 아바타가 등장한 건 처음이다.
‘미드저니’(Midjourney)와 ‘달리’(Dall-E)라는 이름의 이미지 생성 AI 툴로 제작된 이 여성은 머리에 인도 여성들이 주로 착용하는 ‘마앙 띠카’를 쓰고 이탈리아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드레스를 입고 있다.
이 작업을 주도한 데즈먼드 림 신임 편집장은 “동남아시아 여성 아바타를 통해 고유한 민족성과 유산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일자리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스타일 칼럼니스트 소피 멜크비스트는 SCMP에 “AI가 인간 모델의 사진 촬영을 위해 고용되는 사람의 수를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간 모델의 촬영일 경우 보통 장소 섭외자, 사진작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다양한 사람이 필요하지만 AI 모델을 사용함으로써 이 과정들이 생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및 애니메이션 연구소 인헤리턴스 아트(Inheritance Art) 창립자인 빈센트 피터스는 “사람이 만든 콘텐츠와 AI가 만든 결과물이 구별되지 않는다면 더 큰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