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년 전 멸종된 털매머드의 근육 단백질 DNA를 담았다는 ‘대왕 미트볼’이 등장했다.
AP·로이터 등에 따르면 호주의 식품 스타트업 회사 바우(Vow)는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네모(NEMO) 과학전시관에서 털매머드 배양육으로 만든 미트볼을 선보였다. 이번 실험은 호주 퀸즐랜드대학의 호주생명공학나노기술연구소의 언스트 올브탱교수와 함께 진행됐다.
만우절인 4월 1일을 앞두고 열린 이 행사에서 팀 노크스미스(Tim Noakesmith) 바우 공동창립자는 “이것은 만우절 장난이 아니라 진정한 혁신”이라고 말했다.
바우는 “멸종된 털매머드를 배양하고자 고기 맛을 내는 데 중요한 근육 단백질인 털매머드의 미오글로빈 DNA 서열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AP에 따르면 이들은 털매머드 유전 정보와 관련해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족한 유전 정보는 털매머드의 가까운 친척인 아프리카코끼리에게서 가져왔고, 이렇게 합쳐진 유전자 서열을 양의 줄기세포에 주입, 이를 200억개 가량 복제해 ‘미트볼’ 크기만큼 키웠다는 게 바우의 설명이다.
노크스미스는 이번 실험에서 털매머드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털매머드가 (생물종) 다양성 상실과 기후변화를 상징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털매머드는 인간들의 무리한 사냥과 빙하기 이후 온도 상승으로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들어낸 고기의 총량은 400g으로 소프트볼보다 크고 축구공보다 작은 크기다. 실험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미트볼을 오븐에서 오랫동안 조리한 뒤 토치로 겉면을 구웠다. 바우의 최고과학책임자인 제임스 라이언은 “악어고기를 조리했을 때와 비슷한 냄새가 났다”고 전했다.
바우는 흔히 소비하는 닭, 돼지, 소가 아닌 다른 동물들로 고기를 만드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
이번 미트볼은 아직 시식이 이뤄지진 않았다. 또한 앞으로도 상업화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에 참여한 올브탱 교수는 “이 미트볼 같은 단백질은 4000년간 (인류가) 보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당분간은 먹지 않겠다. 하지만 안전성 시험을 거친 후엔 무슨 맛인지 정말 궁금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