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일본의 고급 식당 셰프가 여성 손님에게 수면제를 섞어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요미우리TV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사카 지방법원은 29일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에노모토 마사야(47)에게 징역 6년6개월을 선고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일식 전문점 ‘에노모토’를 운영했던 그는 지난 2021년 12월 식당에서 여성 손님에게 수면제를 섞은 술 등을 마시게 한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2월에도 다른 여성 손님에게 수면제를 섞어 먹인 뒤 성폭행을 저질렀다.
해당 여성들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일본 경찰은 지난 2021년 6월 그를 체포했다. 피해를 본 여성은 “에노모토 식당에서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고 쓰러져 아침까지 잤는데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며 “눈을 떴을 때 가게 소파에 누운 채 옷매무새가 흐트러져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노모토는 재판에서 범행을 인정했다. 그는 “염치없는 행동으로 피해자들에게 평생의 상처를 입히고 즐거운 식사 시간을 빼앗아 죄송하다”며 사죄했다. 하지만 “당시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기 때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음식점에 대한 신뢰를 이용한 비열한 범죄”라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와 합의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양형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자신의 성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범행으로 악질적이고 비열하며 참작의 여지는 없고 규범의식 결여로 인한 재범의 우려가 있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반면 에노모토 측은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감형을 요구했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 에노모토 식당 앞에는 ‘일신상의 이유로 당분간 휴업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에노모토가 오너셰프로 일했던 식당은 세계적인 레스토랑∙호텔 평가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의 ‘도쿄∙오사카∙와카야마 2022’편에서 별 1개를 획득한 인기 가게다. 코스요리 가격은 1인당 25000엔(약 24만원)으로 알려졌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