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최근 LAPD는 지난해(2022년) 발생한 살인 사건이 1년 전과 비교해 5%, 20건 감소했다고 밝혔지만 국한된 통계로 치안이 강화됐다고 말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입니다.
코로나19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250명 수준이었던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120건 이상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인데다 고스트 건을 포함한 총기 압수 건수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갈 길은 멀다는 분석입니다.
이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LAPD는 지난해(2022년) 발생한 살인 사건이 382건으로 1년 전인 2021년 402건에 비해 20건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살인 사건 건수을 연도별로 비교했을 때는 치안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갈길이 멀다는 지적입니다.
범죄통계 분석 사이트 ‘크로스타운(Crosstown)’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20년부터 LA시에서 살인 사건은 급증합니다.
지난 2019년 발생한 살인 사건이 258건이었던 반면 1년 뒤인 2020년 355건으로 97건 치솟습니다.
지난 2019년과 지난해(2022년) 발생한 살인 사건을 비교해봐도 무려 124건 늘어난 수치입니다.
지난해(2022년) 발생한 살인 사건이 1년 전과 비교해 20건 줄었다고 고무적인 평가를 할 때가 아닌 것입니다.
노숙자가 살해된 사건만 놓고보면 지난해(2022년) 92건으로 오히려 1년 전보다 7명 늘어났습니다.
총기 압수만 놓고봐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LAPD는 지난해(2022년) 8천 427정의 총기를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인터넷으로 부품을 주문해 조립하거나 3D 프린터로 제조한 일련번호 없는 고스트 건이 1천 706정 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2023년) 현재까지 압수한 총기도 1천 275정이며 212정이 고스트 건이었습니다.
즉, 수치 상으로만 놓고 봐도 치안 약화를 초래할 수 있는 요소들은 곳곳에 존재하는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범죄율이 크게 떨어진 점은 볼 수 없기 때문에 갈 길은 멀다는 것입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LAPD가 신고해도 현장에 도착하지 않거나 늦장 대응을 한다는 분통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
다만, LAPD의 대응도 짚어야하겠지만 이는 LAPD 문제로만 국한해서 봐서는 안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작과 함께 터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후 LA시의회가 결의한 대대적인 LAPD 예산 삭감과 인력 감축이 있었고 경찰 반대 여론도 커진데다 떨어질데로 떨어져버린 경찰의 사기도 짚어야 합니다.
치안 약화에 대해 항의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LA시의회는 다시 LAPD에 대한 예산을 삭감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습니다.
하지만 한 번 약화된 치안력을 되돌리기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며 그에 따른 악영향은 고스란히 주민들이 지고 있습니다.
LA시 인구는 400만 여명인데 비해 경찰 수는 1만 여명에 그치는 상황,
치안 약화는 노숙자 현안 만큼이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은 가운데 여론 눈치보기에만 급급했던 LA시의회, 그리고 당시 경찰 예산 삭감을 선두에서 외쳤던 정치인들은 어디에 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이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