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미국 경제를 재앙으로 몰고갈 우려가 있는 디폴트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협상을 위해 백악관과 공화당이 마주 앉을 시간이 실제로는 나흘밖에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방 재무부가 설정한 디폴트 시기인 이른바 'X-Date'가 다음 달 1일이지만, 그 전에 상원과 하원의 휴회가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으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늘(12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상원은 오는 19 ∼ 29일 휴회에 들어갑니다.
오는 29일 메모리얼데이를 계기로 한 휴회입니다.
하원도 29일이 시작되는 주에 휴회합니다.
그 주에는 재무부가 X-데이트로 설정한 6월 1일이 포함돼 있습니다.
더힐은 "휴회는 의원들이 의회에서 격렬하게 하는 일들로부터 벗어나는 절실히 필요한 휴식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하원의 휴회 기간을 감안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간 향후 담판 시간은 평일 기준으로 15∼18일이 전부입니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은 19∼21일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을 시작으로 파푸아뉴기니, 호주까지 3개국 순방에 나섭니다.
6월까지는 20일 정도 남았지만, 실제 협상 시간은 5분의 1밖에 없는 셈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는 지난 9일 머리를 맞댔지만,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습니다.
양측은 다시 만나기로 했다가 진행 중인 실무협상 상황을 보면서 내주 초 만나기로 일정을 조정한 상태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는 무조건 상향되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공화당은 예산 감축을 전제로 상향해주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단 부채한도를 상향하면 그 뒤에 예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실무 협상에서 지출 감축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이견이 좁혀진다면 다음주 타결 가능성도 없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상원에서는 예정된 휴회를 줄이거나 취소하더라도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상원 민주당의 딕 더빈 원내총무는 "부채한도 해결 때까지 어떤 계획도 안 세우겠다"며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휴회 기간에 의회에 머물겠다고 말했습니다.
상원 공화당의 존 튠 원내총무도 휴회 기간에 우리가 없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날도 "데드라인이 6월 1이라면 그때까지 일이 어떻게 될지 내다보기 어렵고 휴회 기간에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는 민주당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과거에도 예정된 휴회가 취소되거나 단축된 전례가 있습니다.
공화당 상원은 다수당이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3월 휴회를 반납했습니다.
2017년에도 사법 지명자 인준과 정부 자금 지원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상원의 휴회를 단축한 바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이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