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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 전투 개시에 “총알받이 되나” 불안떠는 주민들


러시아군의 돈바스 공격이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개전 초기부터 무차별 폭격에 의한 초토화작전을 밀어 붙여온 러시아의 전쟁 전략으로 인해 자신들이 ‘총알받이’로 전락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러시아군이 8㎞ 지점까지 밀어닥친 도네츠크주 북쪽 마을 스비아토히르스크를 집중 조명했다. 러시아정교회 교회와 수도원으로 유명한 관광 명소였던 이곳은 현재 주민 대다수가 전쟁을 피해 떠나 인적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평야지대인 돈바스 다른 지역과 달리 숲과 언덕 사이에 위치해 대포나 탱크, 장갑차의 기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양국 군 모두 이곳을 전략 요충지로 여긴다.

남은 주민들의 불안은 멀지 않은 이지움의 비극을 전해들은 상태라 더욱 커지는 상태다. 이 마을 이장 블라디미르는 남은 주민들이 자신에게 마을을 떠났는지 확인 전화를 수시로 걸어온다며 “모든 주민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진격을 최대한 늦추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스비야토히르스크처럼 지형의 이점을 지닌 곳을 집중 방어하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여차하면 마을 곳곳에 매복해 기습공격을 가하는 전술도 구사할 태세다.

방송은 “러시아군이 다른 지역에서 자행했던 것처럼 돈바스 주민들에게도 공포감을 조성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 너무나도 비인간적인 행위”라는 우크라이나군 관계자의 언급을 전했다.

같은 도네츠크주의 산업도시 아우디이우카는 이미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이라는 검은 그림자가 잔뜩 드리워져 있다. 한 60대 주민은 “전날 밤 집 정원에 폭탄이 떨어져 큰 포탄 구멍이 생겼다. 여기서 매일 총알받이처럼 살아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BBC는 스비아토히르스크의 블라디미르 이장의 말을 인용해 “전쟁이 더 이상 격화되지 않고 외교로 해결되길 바란다”면서 “모든 게 끔찍하다. 이 파괴에는 미래가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