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가동이 중단된 상하이 내 자동차와 반도체 공장들의 생산을 예외적으로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내 봉쇄 조치가 계속되며 커지고 있는 경제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나온 조치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 반도체, 자동차, 장비, 바이오·의약 등 중점 분야에 걸쳐 ‘화이트 리스트’에 지정된 666개 기업의 조업 재개를 우선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업정보화부는 666개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중국 중앙 정부도 지난 18일 공급망과 물류 정상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국무원은 류허 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전국 물류 보장 및 산업공급망 안정 촉진 회의’를 열고 자동차, 반도체, 소비가전, 식품, 의약 등 중점 산업에 걸쳐 지원 대상 기업 ‘화이트 리스트’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매체 차이신 등 중국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화이트 리스트’ 명단에는 테슬라, 상하이자동차, TSMC, SMIC 등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 주요 기업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666개의 기업은 중국 상하이시 당국의 정책에 따라 외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코로나19 전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요 직원에게는 생산 현장에서 거주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한 특정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계속된 봉쇄로 조업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장을 다시 가동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화이트 리스트에 오른 제약회사의 한 임원은 상하이증권뉴스에 “근로자들을 집에서 나오게 하는 방법, 물류를 관리하는 방법,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는 방법, 주문 일정에 대해 고객에게 응답하는 방법 등 모든 문제가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천풍국제증권의 밍치 쿠오 애널리스트는 트위터를 통해 상하이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은 2교대 조업을 1교대로 줄여 생산량을 월 2만5000~3만대까지 줄여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5월 중순까지는 생산 능력이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테슬라 공장은 봉쇄 이전에는 지난 2월에만 5만6515대를 납품했다.
중국 북부 공과대학 자동차 산업 연구원 데이비드 장은 SCMP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조업을 재개하기 전 공급업체들에게 핵심 부품을 받아와야 하는데 현재 공급망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이 또한 어렵다”며 “상하이에 있는 기업들이 생산을 완전히 재개하기까지는 최소 20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