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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싫다" 산속 생활한 일가족 3명.. 1년만에 시신으로 발견

세상이 싫다며 로키산맥의 한 캠핑장으로 떠난 가족 3명이 1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극심한 추위 또는 영양실조로 추정됐다.

콜로라도주 거니슨 카운티 셰리프국은 지난 9일 오후 4시 57분쯤 로키산맥의 골드크릭 캠핑장 인근을 지나던 등산객으로부터 시신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오늘(26일) 밝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심하게 부패한 시신 1구를 확인했고, 다음날(10일) 현장 인근에서 시신 2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거니슨 카운티 검시국의 조사 결과 이들은 모두 콜로라도 스프링스 출신인 올해 42살 레베카 밴스와 14살 아들, 밴스의 여동생인 41살 크리스틴 밴스로 확인됐다.

검시국에 따르면 숨진 일가족 3명은 텐트 안에서 통조림 음식을 먹으며 연명하다가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나 영양실조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거처에서 발견된 유일한 음식은 라면 한 봉지뿐이었다.

사망한 레베카 밴스와 크리스틴 밴스의 이복 자매인 자라 밴스는 "이들이 지난 몇 년동안 "세상의 상황에 낙담해" 있었고, 지난해(2022년) 7월 산 속에 살겠다며 콜로라도 서부 골드크릭 캠핑장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레베카는 세상을 두려워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그런 인식이 더 심해져 자연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자라는 전했다.

레베카의 동생인 크리스틴은 처음에는 같이 갈 계획이 없었다가 "언니와 조카와 함께 있으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해 마음을 바꿨다"고 자라는 덧붙였다.

레베카의 아들은 똑똑하고 배려심이 많은 아이였으며, 엄마와 함께 여행하게 됐다며 기뻐했다고 자라는 떠올렸다.

이들이 발견된 캠핑장은 작은 시골 마을인 거니슨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다.

자라 밴스는 다른 사람들이 이들과 비슷하게 세상을 등지는 방식을 택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세상이 무서운 건 안다"며 "하지만 그런 두려움에 압도당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