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 최악의 시련이었던 30년 전 LA 폭동의 참상과 교훈을 되새기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말 유익하고 시의적절한 세미나였습니다.”20일 본보 주최로 열린 4.29 LA 폭동 3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한 한인 주요 단체장들과 일반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번 행사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여 동안 이어진 이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모두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기조연설자들의 발표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경청하고, 고 이재성 군의 모친 이정희 여사의 증언과 LA 폭동 당시 참상을 보여주는 영상을 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하는 등 공감을 보였다. 한 참석자는 “4.29의 의미를 이렇게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별로 되집어 다시 일깨우는 세미나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며 “LA 폭동 30주년을 맞아 이처럼 의미 있는 행사를 마련한 한국일보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이날 행사에는 LA와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의 주요 단체와 기관장들, 그리고 주류사회 관계자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4.29 폭동 3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인사회의 미래 방향을 설정하는 일에 하나로 뜻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미 서부 최대 신문인 LA 타임스 취재진과 NBC-TV(채널 4) 등 주류방송사, 그리고 한인 방송사 등이 나와 열띤 취재를 벌였다.◎…이날 세미나에서 LA 폭동 당시 한인사회에서 유일하게 희생된 고 이재성 군(당시 19세)의 부모가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고 이재성 군은 당시 한인타운이 폭도들로부터 공격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인타운을 지키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총탄에 쓰러졌다. 고 이재성 군의 모친 이정희 여사는 이날 세미나에서 30년 만에 최초로 공개 석상 연단에 올라 “3대 독자인 아들을 보내고 힘든 세월을 견뎌왔다”며 “너무나 가슴이 아프지만 재성이의 죽음이 한인사회의 성장에 초석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아픔과 회한을 뒤로하고 재성이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우리 모두 앞으로 나아가자”고 소회를 밝혔다. 이정희 여사의 감동적인 연설이 끝나자 참석자들을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이날 세미나에는 LA 경찰국(LAPD)을 대표해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애런 폰세 올림픽경찰서장과 켄 최, 빌 아만슨 경관 등 LAPD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폰세 경찰서장은 “LA 한인타운이 더 이상 4.29 폭동과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말했다.◎…LA 폭동 현장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강형원 전 LA타임스 기자는 이날 연사로 올라 본인이 직접 찍은 4.29 폭동 당시의 사진을 공유했다. 그는 “당시 방탄조끼를 입지 않고서는 취재가 불가능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며 “경찰도 떠난 한인타운을 한인 주민들이 총을 들고 직접 지켰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날 강형원 기자가 공개한 사진에는 4.29 폭동 당시의 방화왕 약탈 등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고, 특히 고 이재성 군이 총에 맞아 쓰러진 모습도 공개됐는데, 모친 이정희) 여사는 이날도 차마 숨진 아들의 사진을 쳐다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