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LA카운티가 주민 80만 명 이상이 지고 있는 의료빚 20억 달러를 사들여 탕감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지불 능력이 없는 주민들의 의료 빚이 의료 기관에서 추심 업체로 넘어가 최악의 상황에 빠지는 상황을 예방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LA카운티 보고서에 따르면 주민 81만여 명이 의료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LA카운티 전체 주민 10명 중 1명꼴로 의료빚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이 지고 있는 빚은26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일반적으로 의료 기관은 환자로부터 받을 수 없는 빚을 싼 값으로 추심 업체에 넘깁니다.
추심 업체는 법적 조치 등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환자로부터 빚을 받아내려 합니다.
환자는 추심 업체 조치로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LA카운티는 주민들이 지고 있는 26억 달러 가운데 20억 달러 탕감을 검토한다는 내용의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주민들이 지고 있는 의료 빚을 LA카운티가 대신 사들인다는 계획인 것입니다.
개인 의료 부채 해결을 위한 비영리 단체 RIP Medical Debt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의료 기관, 추심 업체 등에서 부채를 사들일 경우 1달러에 약 100달러 의료 빚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비율을 20억 달러에 대입하면 LA카운티가 주민들의 의료빚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예산은 약 2천 40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LA카운티 공공 보건국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전국 최대 규모의 의료빚 탕감이 됩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LA카운티의 의료빚 탕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UCLA 러스킨 공공 정책 행정 대학의 웨슬리 인 교수는 주민들의 의료빚 탕감안을 통해 예상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할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주민 입장에서는 의료빚 상환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조기 탕감해 주면 이익이 되겠지만 반대로 정부는 큰 지출을 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상환 부담을 완화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예 빚을 탕감해 주게 될 경우 정부가 지게되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결국 LA카운티가 의료 빚 탕감을 위해 투입하는 예산도 주민들의 혈세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웨슬리 인 교수는 의료 빚 탕감이 좋지 않은 법안이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병원 재정 지원 프로그램과 건강 보험 확대 등 주민들이 의료 빚을 지불할 수 있는 환경 개선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이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