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전국이 ‘북극 한파’와 ‘겨울 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화씨 영하 30 - 50도에 달하는 혹한이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 한파 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되는가 하면 에너지 수급과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뒷따르고 교통사고가 속출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북극 한파'와 겨울폭풍으로 항공편 운항에 큰 차질이 빚어졌고, 도로에서는 교통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전국 각 주 정부와 교통, 에너지 당국에서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오늘(15일) 국립 기상청에 따르면 몬태나주와 노스, 사우스 다코타주에서 체감기온이 화씨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등 살을 에는 추위가 지속되고 있다.
사우스다코타주 공공안전부는 성명에서 동상에 걸리는 데는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경고하면서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 코커스가 열리는 아이오와주는 이날 체감기온이 화씨 영하 3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CNN 방송은 이들 지역을 비롯해 미국의 약 79% 지역에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미국 내 약 1억4천만명이 한파 경보와 주의보, 경계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곳곳에서 강풍이 불고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육로와 항로 모두 교통이 어려운 상황이다.
미시시피주 교통부는 30개 카운티의 도로들이 얼음으로 뒤덮였다는 경고를 발령했다.
전날부터 이날 아침까지 오클라호마주와 테네시주, 켄터키주 등에는 총 5∼10㎝의 눈이 내렸고, 텍사스에서 미시시피주에 이르는 남부 지역에는 도로에 최대 2.5㎝의 진눈깨비가 내려앉았다.
영하의 기온에 진눈깨비가 얼어붙으면서 도로 사정을 악화하고 있다.
미시시피주의 댄 유뱅크스 주 하원의원은 전날 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도로에 낀 살얼음 탓에 자신이 탄 차량이 6중 추돌 사고에 휘말렸다고 밝혔다.
아칸소주에서는 픽업트럭이 눈 덮인 고속도로에서 미끄러져 나무에 부딪히면서 1명이 사망하고 다른 1명이 부상했다.
북극 한파가 남부로 내려가면서 이전까지 추위를 많이 겪어보지 않은 남부 주민들이 난방기구 등이 구비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시시피주의 한 월마트 직원은 페이스북에 히터를 사러 월마트에 올 생각이라면 오지 말아 달라며 진열대에 몇 개가 있었지만 다 팔렸고 온열 담요도 없다고 글을 올렸다.
아칸소주는 전날 한파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아칸소주의 여러 도시에서 역대 최저기온과 강설량 기록이 경신됐으며, 노스리틀록의 최저기온은 1979년에 세운 이전 기록을 넘어섰다.
극심한 추위에 난방 수요가 치솟으면서 에너지 사정도 비상이 걸렸다.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닷컴에 따르면 현재 오리건주 약 10만가구, 텍사스주 2만8천가구, 펜실베이니아주 1만1천가구, 미시간주 1만가구, 위스콘신 6천가구 등에 전기가 끊긴 상태다.
2021년 겨울폭풍과 대규모 정전사태로 큰 피해를 본 텍사스주에서는 전력망을 운영하는 전기신뢰성위원회가 이날 '절전 호소' 경고를 발령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이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