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끝나자마자 오늘(16일) 뉴햄프셔주에서 득표경쟁에 들어갔다.
아이오와주에서 3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면서 더 절박해진 헤일리 전 대사가 상대적으로 강세 지역인 뉴햄프셔주에서 뒤집기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도 대세론에 쐐기를 박기 위해 집중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 경선이 끝나기도 전에 뉴햄프셔주에서 향후 일주일간 5건의 집중적인 유세를 벌이겠다는 일정을 공지하면서 전면적 대응에 들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앳킨슨을 시작으로 포츠머츠(17일), 콩코드(18일), 맨체스터(20일), 로체스터(21일) 등 뉴햄프셔의 중부 및 남동부 주요 도시를 돌아가면서 유세를 할 계획이다.
특히 주말이 시작되는 20일 저녁 맨체스터 유세는 수용인원 1만2천명 규모인 남뉴햄프셔대 아레나에서 진행하며 세과시를 할 방침이다.
현직 대통령이던 2020년 대선 후보 경선 때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 전날 이곳에서 민주당 경선을 겨냥해 대규모 맞불 유세를 연 바 있다.
이어 21일 유세는 CNN이 개최 방침을 발표한 공화당 경선후보 토론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토론회 때마다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고 대신 자체 행사를 개최해 왔다.
다만 CNN 토론회가 그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지금까지 5차례 훌륭한 토론이 있었지만 불행히도 트럼프는 모두 피했다"라면서 "내가 다음에 할 토론은 트럼프나 조 바이든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 유세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집중 비판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확고한 지지로 압도적 승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뉴햄프셔주 더햄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우리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고 11월에 부패한 바이든을 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자신이 유엔 대사로 임명했던 헤일리 전 대사가 자신에게 도전하는 상황과 관련해 "나를 배신한 것처럼 그들은 여러분도 배신할 것"이라면서 뉴햄프셔는 불성실한 '무늬만 공화당원'을 잡초뽑듯 뽑아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헤일리 전 대사도 이날 저녁 뉴햄프셔주 북부에 있는 브레턴우즈에서 유세를 진행한다.
특히 이 유세에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를 선언한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가 함께 참여해 쌍끌이 득표전에 나선다.
수누누 주지사는 지지율이 60% 안팎을 기록할 정도로 뉴햄프셔주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첫 코커스인 아이오와는 옥수수를 뽑고 첫 프라이머리를 여는 뉴햄프셔는 대통령을 뽑는다"는 말을 남긴 존 수누누 전 주지사가 그의 부친이다.
지난해 12월 맨체스터 유세 때 헤일리 전 대사가 현장을 찾은 지지자들에게 "스누누 주지사를 보기 위해 온 것은 아니냐"고 물었을 정도다.
헤일리 전 대사는 유세에서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면서 뉴햄프셔에서 확실한 승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엑스에 올린 글에서 "뉴햄프셔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트럼프와 바이든간 재대결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최선의 희망이다"라면서 "뉴햄프셔로 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헤일리 캠프는 "이번 경선은 과거의 혼란과 보수 리더십의 새로운 세대간 2인 대결"이라면서 "미국을 강하고 자랑스럽게 만들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브레턴우즈에 이어 추가 일정을 주 곳곳에서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