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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질 일 벌어졌다” 日 침몰 유람선 선사 人災 비판


일본 홋카이도 시레토코반도 앞바다에서 지난 23일 침몰한 유람선 ‘가즈완’(KAZU1)의 선사가 과거 파도로 인한 결항을 선장에게 질책하거나 베테랑 선원들을 해고해 안전을 우선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고는 결국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사고 선박의 선사 ‘시레토코유람선’에서 2016년부터 5년간 선장으로 일했던 51세 남성 A씨는 25일 일본 지역방송 홋카이도방송(HBC)과 인터뷰에서 “사고 소식을 듣고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어질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선사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는 “당시 인력이 대거 물갈이됐다. 지금은 (선사에 신입 선원들을) 육성할 인력이 없다”며 “사고 선박의 선장 내가 선사에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지난해 여름에 고용됐다. 갑판원으로 반년을 일한 뒤 선장이 됐다. 충분히 배우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선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베테랑 선원과 수리공을 대거 해고했다. 이로 인해 선사 소유 선박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사고 선박의 수리 상태를 지난해 6월 본 적이 있다. 그 배의 아연판은 2020년에 설치된 것이었다. 그것은 매년 교체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연판은 선체의 부식을 막기 위해 해수면과 닿는 부분에 붙이는 금속판이다.

A씨는 안전을 우선시하지 않은 선사의 경영을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현직 사장은 배도, 바다도 모른다. 재작년부터 경영이 어려워 언제나 ‘돈이 없다’고만 말했고, 파도에 따른 결항에 ‘왜 출항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은 적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인터뷰 기사를 옮긴 SNS에선 “수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일본식 인재” “어선도 피하는 파도를 유람선이 뚫고 갔으니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는 비판이 올라오고 있다.

시레토코유람선 소속 유람선 ‘가즈원(KAZU1)’은 지난 23일 오후 1시15분 “뱃머리가 침수해 가라앉고 있다”고 일본 해상보안청에 구조를 요청했다. 오후 2시쯤 “선체가 30도가량 기울었다”고 선사에 알린 뒤 연락이 끊겼다. 일본 해상보안청 헬기는 오후 4시30분쯤 사고 해역에 처음 도착했지만 이미 침몰한 선박을 발견하지 못했다.

탑승자 26명 중 이날 오전까지 집계된 구조자는 9명이다. HBC는 “지난 24일까지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어린이 1명의 사망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