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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면에 들어간 올브라이트 “위대한 자유를 위한 투사”


“20세기와 21세기에 매들린 올브라이트보다 더 위대한 자유를 위한 투사는 없다. 그녀는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장례식에서 그를 추모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1937년 체코 프라하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나치와 공산 정권을 피해 11살에 미국으로 왔다. 웰즐리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84년과 88년 민주당 대선후보의 외교 고문을 맡으며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빌 클린턴 행정부 1기에 유엔 주재 대사를 맡았으며 2기인 97년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여성으로서 국무장관에 취임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을 옹호하고 핵무기 확산 억제를 추구했다. 전 세계 인권과 민주주의를 옹호한 인물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99년 대북 포용정책인 ‘페리 프로세스’를 주도했으며, 2000년에는 미국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상호 적대관계 포기·경제 교류협력 확대·평화체제 전환 노력 등의 내용이 담긴 ‘북·미 공동코뮤니케’ 발표를 이끌기도 했다.

고인은 마지막까지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하루 전인 지난 2월 23일에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은 역사적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바이든 대통령 외에도 고인을 발탁했던 클린턴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앨 고어 전 부통령도 자리에 참석해 애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