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유력 기업인과 재벌이 최근 3개월 새 잇따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최소 5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중 4명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 임원 출신으로 파악됐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러시아 국영 언론인 리아 노보스티통신을 인용해 지난 1월 가즈프롬인베스트의 운송부문 임원인 레오니드 슐만(60)이 레닌그라드 인근 자신의 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됐고 타살 정황은 없었다.
이어 다음 달인 지난 2월 25일에는 가즈프롬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인 알렉산드르 튤라코프가 같은 마을에서 자신의 차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시점이다. 그의 사인 역시 자살이었다.
이상한 죽음은 이들뿐이 아니었다.
이달 초에도 두 명의 사업가가 명백한 자살 사건으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슬라프 아바예프 전 가즈프롬방크 부회장이 지난 18일 모스크바 자택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에서도
이들 사건을 놓고 주변에서는 타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즈프롬 부사장 출신으로 최근 러시아를 떠나 우크라이나로 간 이고르 볼로부예프는 아바예프의 죽음과 관련해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바예프는 VIP 고객을 다루는 프라이빗 뱅킹이 주업무였다”며 “막대한 돈을 책임지고 있었고, 그가 뭔가를 알았고, 누군가에게 위험이 됐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