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에서 고물가에 더해 전기, 가스, 수도 등 유틸리비 비용까지 급등하면서 ‘에너지 빈곤(Energy Poverty)’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생활고에 시달리는 저소득층 가정의 상당수는 전기요금을 감당하지 못해 단전되거나 생필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놓였는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전예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시장조사업체 페이리스 파워(Payless Power)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저소득층의 57%가 현재 에너지 빈곤 상태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너지 빈곤은 전기나 난방 같은 필수 에너지 사용을 위해 식료품, 의약품, 위생용품 등 기본적인 생필품 지출을 줄이거나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2%는 매달 소득의 10% 이상을 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에 쓰고 있고 19%는 최근 1년 내 요금 미납으로 전기 공급이 중단된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31%는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식비나 약값을 줄였다고 응답했습니다.
에너지 비용 자체가 큰 부담 요인입니다.
전력요금 정보 제공 사이트 일렉트릭초이스닷컴(ElectricChoice.com)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가구 당 유틸리티 비용은 약 500달러에서 600달러에 달합니다.
그 중 전기요금만 평균 140~154달러 수준입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평균 전기요금은 월 186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30% 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 부족도 문제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 가구 58%는 최대 1천 500달러를 지원하는 정부 보조 프로그램(LIHEAP)에 신청 조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자격 조건에 대한 불확실성 또는 신청 방법에 대한 정보 부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에너지 비용 부담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는 에너지 비용으로 인해 스트레스나 불안을 경험하고 있고 44%는 극심한 온도차로 인한 수면 문제나 건강 이상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많은 가정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선풍기를 사용하거나 전자기기를 꺼두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실정입니다.
에너지 빈곤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다 특히 여름철 폭염이 다가오고 있어 저소득층 가정의 에너지 접근성 보장을 위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