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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절반 "식료품비 스트레스"…"과자도 덜 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겠다고 했지만, 식료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미국인들의 쇼핑 습관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성인 1천4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53%)이 식료품 비용을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경미한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답한 비율은 33%였으며, ‘스트레스 요인이 아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14%에 그쳤다.

AP통신이 식료품 가격 스트레스 조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다른 조사에서도 미국인들이 높은 식료품 가격에 불만을 표시해 왔으며, 이번 결과는 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품 가격과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불안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NN은 전했다.

미시간주립대 데이비드 오르테가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가 소비자들의 경제 전망 불확실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식료품 가격 인하 공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부터 미국인들은 트럼프발 무역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가능성을 우려해왔지만, 지금까지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연초에 재고를 미리 확보했거나 비용 증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재고가 소진되고 관세 부담이 본격화되면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점점 더 알뜰하게 지출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소포장 제품을 구매하거나 쿠폰을 적극 활용하고, 필수품 위주로 장을 보며 외식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경기 둔화의 신호로, 고용시장과 기업 성장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의 론 사전트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소비자들이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조심스럽게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거는 이에 대응해 할인 행사를 늘리고, 자체 브랜드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오레오와 칩스 아호이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몬델레즈는 소비자들이 특히 비스킷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북미 매출은 지난 분기 3.5% 감소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