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미 과부하가 걸린 미국의 항공 시스템에 또 하나의 심각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특히 10,000 명 이상의 항공 관제사를 포함한 필수 인력들이 급여도 받지 못하고 일하게 되면서, 항공 안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시작된 후, 대부분의 연방 공무원들 업무가 멈췄지만, 항공 관제사와 공항 보안 요원, 군인 등 이른바 필수 인력으로 분류된 연방 공무원들은, 계속해서 보수를 받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항공 여행은 셧다운 속에서도 당분간 정상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필수 인력들이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는 점으로 언제까지 지금과 같은 상태로 정상적인 업무를 볼 수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연방의회가 예산안에 합의해서 정상 업무가 재개될 수있을 때까지 급여를 받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장시간 근무와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려 온 항공 관제사들은 이제는 생계 유지 걱정까지 해야 하는 새로운 문제 때문에 압박을 받고 있다.
전국 항공 관제사 협회의 닉 대니엘스 회장은 셧다운 때문에 항공 관제사들 중 상당수가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관제사들이 업무 외 시간에 어떤 종류의 수입이라도 벌기 위해 다양한 다른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미국 항공 시스템은 지난 1월 워싱턴에서 발생한 대형 항공기 충돌 사고 이후, 관제사 채용 확대, 노후된 기술 문제 해결 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일단 스티븐 브래드버리 교통부 차관은 셧다운 직전 발표한 성명에서 여행객들이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관제사들이 고도의 전문화된 능력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셧다운 사태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낙관적앤 생각이 교통부 차관이 강조한 성명의 바탕이 됐다.
하지만 이번 셧다운은, 관제사들의 오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며, 단기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부 관제사들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때였던 2018년과 2019년 사이에도 35일간의 셧다운이 일어났는데 당시에 집단적인 반발이 있었다.
워싱턴 근처의 한 주요 관제 시설에서 집단 병가 사태가 일어났고, 당시 동부 해안의 항공편 지연이 애틀랜타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결국은 연방 셧다운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셧다운이 전격 해제된 것이다.
미국 여행 협회는 셧다운이 지속될 경우 항공사와 호텔 등 관련 산업에 매주 약 10억 달러 규모의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기능 마비가 미국 항공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를 더욱 극적으로 부각시키면서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셧다운 기간 동안 대부분 FAA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는 약 12,000여 명의 교통부 직원들이 일시 해고되지만 고급 전문직인 항공 관제사들은, 단 한 명도 해고되지 않았다.
관제사들은 필수 인력이어서, 무급으로 계속 일하고 있다.
지난 셧다운 이후 FAA가 연방자금의 지원이 중단되는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결국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불안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