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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항만 수수료’ 새로운 전선 확장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이 불안한 휴전 상태를 벗어나 사실상의 '맨주먹 싸움'으로 격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오늘(10월14일) 화요일부터 美-中 양국이 상대국 상업 선박에 대한 항만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양측 간에 무역 갈등이 더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항만 수수료 인상은 궁극적으로 소비자 비용을 높이고 아시아로부터의 수입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무역 갈등은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 핵심 광물을 둘러싼 새로운 충돌에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100% 관세와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중국 교통부는 지난10일( 금) 트럼프 행정부가 계획한 중국 소유와 운영 선박 등에 대한 항만 수수료 인상에 대해서 동일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 선박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중국 수출 물량의 극히 일부만을 차지하는 미국 선박 특성상 미국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베이징의 이러한 미국에 대한 결연한 보복 의지는 지난 2월 관세 인상으로 시작된 美-中 무역 분쟁이 이전에는 긴장에서 벗어나 있던 경제 부문까지 확산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다음달(11월) 10일로 설정된 美-中 무역 합의 데드라인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협상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하이 공급망 컨설팅 회사 타이달웨이브 솔루션의 캐머런 존슨 선임 파트너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나타나는 갈등이 상징적이라고 언급했다.

연간 중국에 입항하는 미국 선박 중 미국 국적 선박은 1% 미만이라 실질적인 영향이 사실상 거의 없다며 상징적 의미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베이징이 미국의 중국을 겨냥한 모든 노력에 맞대응할 것임을 시사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무역 전쟁으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하고 비록 상징적 대립이라고 하더라도 세계 무역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항만 수수료가 미국 조선 산업을 부흥시키고, 중국 해운업체에 대한 위험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요 해운사들은 당초 새로운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미국 소매업체, 제조업체, 해운 전문가들은 이러한 흡수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결국 수수료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과 중국의 대립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증가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 산업에 앞으로 더 막대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여서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새 정책에 따라 중국 소유 또는 운영 선박을 이용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화물은 당장 다음 주부터 톤당 50달러에 달하는 항만 수수료를 부과받는다.

이는 향후 3년간 매년 톤당 30달러씩 인상될 예정이어서 계속 오르게 된다.

중국의 보복성 항만 요금 역시 2028년까지 최대 157달러로 매년 인상돼 미국 수수료 부과에 그대로 맞불을 놓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비영리 해운 부문 옹호 단체인 세계해운협의회(World Shipping Council)의 조 크라멕 회장은 양국의 수수료가 세계 무역이 이미 압박받는 시기에 수출업체, 생산자,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새로운 제재는 지난해(2024년) 5개 미국 노동조합이 제기한 이른바 청원의 결과로, 지금의 중국의 해양과 조선 관행 등이 1970년대 후반부터 쇠퇴해 온 미국 산업에 해를 끼친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미국 소매협회(NRF)의 조나단 골드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가 미국의 조선업을 되살리는 것이라면, 중국 선박들에 단순한 수수료 부과 외에 다른 여러가지 다양한 방법들에 더 많이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동조합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같은 항만 수수료가 미국의 해양 우위를 회복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 중 하나라고 옹호하고 있다.

지난해 청원을 제기한 단체 중 하나인 국제기계항공우주노조는 성명을 통해 미국 조선과 해양 부문이 경제와 국가 안보의 핵심이라는 것을 짚었다.

국제기계항공우주노조는, 美무역대표부(USTR)의 구제 조치가 미국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항만수수료를 환영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컨테이너 해운 분야 전문가인 존 맥카운은 이번 항만 수수료로 인해 전세곙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해상 화물 운송 능력에 제약을 가할 수밖에 없으며, 운송 능력 감소가 운송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문자 그대로 크리스마스 기간에 진열대가 비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세계 4위이자 아시아 최대 화물 운송업체인 중국 국영 선사 코스코(COSCO)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항만 수수료 비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코스코는 첫해에만 미국 항만 수수료로 약 7억 달러 정도를 지불해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운 분석가들은 코스코를 비롯한 해운사들이 비용 회피를 위해서 필연적으로 미국행 선적량을 줄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제 해운회의소의 토마스 카자코스 사무총장은 해운업계가 이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이제부터 엄청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카자코스 사무총장은 이번에 부과되는 항만 수수료로 인해 해운사들이 막대한 위험과 비용을 피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미국 항구를 회피하게 될 가능성 자체가 매우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이번 항만 수수료는 11월 10일 무역 합의 시한을 앞두고 美-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 세계 무역과 공급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