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의 연방하원 선거구를 민주당에 유리하게 재조정하는 주민 발의안인 주민투표 50(Proposition 50)에 대해서 반대하는 캠페인이 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사실상 막을 내렸다.
민주당이 '찬성 50' 광고로 캘리포니아 주 전역을 뒤덮고 있는 동안, 공화당 측 전선은 고요해졌고, 주요 기부자들과 당 지도부는 전선에서 사라졌다.
이제 공화당에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패배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공화당 내부에서는 패배에 대한 책임 공방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이번 '주민투표 50' 반대 캠페인의 최대 후원자인 찰스 멍거 주니어(Charles Munger Jr.)는 최근 몇 주 동안 공화당 측의 캠페인에 이렇다 할 거액을 기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찰스 멍거 주니어가 이끌고 있는 단체인 '유권자 우선 보호 위원회(Protect Voters First)'는 주간 지출을 기존 400만 달러 이상에서 300달러 미만으로 대폭 줄여 캠페인에서 거의 이탈했다.
또 다른 ‘주민투표 50’ 반대 위원회인 '새크라멘토 권력 장악 저지(Stop Sacramento’s Power Grab)'가 지난주 광고에 15만 5,000달러를 지출한 데 비해, 개빈 뉴섬(Gavin Newsom) 주지사의 '찬성 50' 캠페인 측은 380만 달러를 쏟아부어 압도적 자금력 차이를 보였다.
존 플라이슈만(Jon Fleischman) 캘리포니아 공화당 전 전무이사는 마치 대선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캘리포니아 민주당의 캠페인은 매우 강력하지만, 바로 옆 공화당 집안은 우편 투표용지를 받는 것 외에는 조용하다고 전했다.
당초 개빈 뉴섬 주지사가 선거구 재조정안을 발의했을 당시인 8월에는 '주민투표 50'에 대한 지지율이 50%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어서, 공화당 기반 유권자를 결집시키고 중도층을 설득하면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있었다.
당시 케빈 매카시(Kevin McCarthy) 전 연방하원의장은 이같은 반대 캠페인을 위해 1억 달러를 모금할 수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현실은 전혀 달랐다.
공화당 등 ‘주민투표 50’ 반대파는 자원 면에서 크게 밀렸고, 이제 당혹스러운 패배를 예상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주에 발표된 CBS 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예상 유권자의 62%가 발의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반대하는 여론과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면서 앞섰다.
‘주민투표 50’ 통과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공화당 내부에서는 패배의 책임을 물을 '희생양 찾기'가 시작됐다.
찰스 멍거 주니어의 위원회는 9월 29일 이후 대규모 기부가 끊겼는데, 예정된 지출 한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다른 후원자들이 동참했으면 더 기부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공화당 당직자는 공화당의 올드함을 지적했다.
즉, 공화당 위원회들이 유권자에게 우편물을 보내는 데 의존하면서 민주당에게 디지털 영역을 내줘 대세에서 밀렸다고 비판했다.
칼 드마이오(Carl DeMaio) 공화당 소속 캘리포니아 주하원의원은 캠페인 전략이 부실했고 "진정성 없는" 영상으로 후원자들을 기만했다며, 공화당을 소수파로 전락시킨 바로 그 사람들이 이 위원회를 운영하고 실패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서기도 했다.
케빈 매카시 전 연방하원의장이 이끄는 위원회는 여전히 11월 4일 투표가 마감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개빈 뉴섬 주지사의 당파적 권력 장악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맞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 캠페인의 동력이 상당한 정도로 상실된 것은 명백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