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무 중 조는 모습이 포착되거나 오후가 되어서야 일과를 시작한다는 의혹을 받으며 '고령 리스크'에 시달리던 도널드 트럼프(79) 대통령이 보란 듯이 '지칠 줄 모르는' 밤을 보낸 것으로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다만 그 무대는 집무실이 아닌 소셜미디어였는데 한밤중에 무려 160여개 게시물을 4시간도 안돼 올린 것이다.
대부분 정적들에 대한 무차별적 비난과 각종 음모론 등이었는데 거의 1분에 1개꼴로 4시간여 동안 폭풍 게시한 것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심야 폭주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매체들인 The Guardian과 DailyBeast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전용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서 4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무려 160건에 달하는 게시물을 쏟아내는 기행을 벌였다.
데일리비스트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폭풍 업로드'는 동부 기준 저녁 7시 9분에 시작해 자정 직전인 11시 57분까지 이어졌다.
거의 1분에 1개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올 정도로 속도가 빨랐는데 게시물의 주된 내용은 대부분 정치적 경쟁자들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었다.
특히 최근 군인들에게 상관의 불법적인 명령에 불복종할 권리가 있다고 영상을 통해서 상기시킨 마크 켈리 연방상원의원(애리조나) 등 민주당의 의원들이 주요한 타깃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켈리와 비애국적인 정치인 집단이 틀렸고, 그들 스스로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이들에게 속아 대통령에게 불복종하는 것이 괜찮은 일이라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 외에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등 너무나 유명하고 익숙한 자신의 정적들을 줄줄이 소환해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도 유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 전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세르비아의 IP 주소를 추적해 투표 조작 기계를 무력화시킴으로써 2024년 대선을 도난당하지 않게 구했다는 주장을 공유했다.
또한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개입을 폭로할 증거로서의 가치가 있는 문서를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과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투표했다는 주장도 다시 꺼내 들었다.
심지어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의 영상을 인용해 미셸 오바마 여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말에 자동 서명 기계(오토펜)를 도용해 측근들을 사면했을 수 있다는 황당한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정적들 공격에 나섰다.
자화자찬도 빠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에 자신이 카메오로 출연했던 히트 영화 '나홀로 집에 2'의 한 장면을 올리며 크리스마스가 공식적으로 다시 위대해졌다면서 Christmas is officially great again이라고 선언했다.
더구나 해당 영화 감독이 당시 카메오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출연을 강요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는데 그런 폭로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적이 없다고 이를 부인해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자신을 칭송하는 지지자들의 영상도 잇달아 리포스트(재공유)했다.
매우 특이한 점은 같은 게시물을 원본으로 한 번 공유하고, 곧바로 자신의 코멘트를 덧붙여 또다시 공유하는 등 심리적으로 강박적인 반복하는 패턴을 보였다는 부분이다.
자정이 넘어서야 잠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 주의 주지사 선거 등을 언급하면서 지지층에게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고, 트루스 소셜이 최고다. 비할 데가 없다는 글을 두 번이나 연달아 올려 자기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스스럼없이 과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 소셜미디어 소동은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의 '스태미나'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심리적 불안정을 드러내는 것인지 새로운 논쟁 사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