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GOP) 연방상원의원들에게 필리버스터(Filibuster)를 폐지하는 ‘핵 옵션’을 사용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한 달째 계속되고 있는 장기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위해서 연방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없애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10월) 30일(목) 밤, 본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공화당에 필리버스터를 없앨 것을 재차 요구했다.
"필리버스터를 없애라, 그리고 지금 당장 없애라!" (Get rid of the Filibuster, and get rid of it, NOW!) "선택은 명확하다 — '핵 옵션' 개시하고, 필리버스터 없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THE CHOICE IS CLEAR — INITIATE THE “NUCLEAR OPTION,” GET RID OF THE FILIBUSTER AND, MAKE AMERICA GREAT AGAIN!)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번 교착 상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와 여당이 주저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다면, 이 터무니없고 나라를 망가뜨리는 '셧다운'이 즉시 종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리버스터는 연방상원의 오랜 관행으로, 소수당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막기 위해서 토론을 무제한으로 연장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법안은 필리버스터를 종결하고 표결에 부치기 위해 전체 상원의원 100명 중 60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구한 ‘핵 옵션’은 상원 의사규칙을 변경해 필리버스터 종결 요건인 60표를 단순 과반인 51표로 극단적으로 낮추는 절차를 추진하라는 뜻이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에서 53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핵 옵션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다.
존 튠(John Thune) 연방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전에 60표의 문턱을 "많은 나쁜 일들에 대한 방파제"라고 묘사하며 필리버스터 폐지나 약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30일째로 접어들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공화당 내부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필리버스터 폐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다수인 상황이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의 톰 틸리스(Thom Tillis) 상원의원은 지난주에 "이번 회기에는 필리버스터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 측이 이를 당의 입장으로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알래스카 주 리사 머카우스키(Lisa Murkowski) 연방상원의원, 텍사스 주 존 코닌(John Cornyn) 연방상원의원, 오클라호마 주 제임스 랭크퍼드(James Lankford) 연방상원의원 등도 트럼프 대통령 요청에도 불구하고 필리버스터 폐지에 분명하게 반대하고 있다.
앨라배마 주 토미 튜버빌(Tommy Tuberville) 연방상원의원은 필리버스터 폐지가 "아마도 실행 가능한 옵션"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주리 주 조시 홀리(Josh Hawley) 상원의원은 셧다운 장기화에 대해 "일부 상원 절차 때문에 우리 주의 아이들이 굶주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필리버스터를 폐지할 수있는 핵 옵션 사용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상원은 월요일 저녁까지 워싱턴으로 복귀 일정이 없어, 현재 셧다운은 역대 최장 기록인 35일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역대 최장 셧다운 기록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이어진 35일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