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선거 패배로 공화당 상원의원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 일변도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환멸 기류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재집권 1년도 안 돼 레임덕 조짐이 보인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순응하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민주당 협조 없이 연방정부 셧다운을 끝낼 수 있도록 의사 규칙을 바꾸라는 대통령의 주문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지난달 초 시작된 정부 셧다운 사태가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상원 여야 간 이견 때문인데, 공공의료보험인 ‘오바마 케어’의 보조금이 끊기지 않아야 합의하겠다는 민주당 측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는 게 핵심 배경이다.
현행 상원 의사 규칙상 예산안 처리를 막기 위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종결하려면 전체 100표 중 60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공화당 상원의원은 53명뿐이다.
공화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규칙을 바꿔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의 의결 정족수를 단순 과반으로 낮추라는 것이다.
51표만으로 규칙 변경이 가능한 만큼 공화당만 합심해도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셧다운을 끝낼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공화당 상원의원과 아침을 먹으며 필리버스터를 없앤 뒤 공화당만 뭉쳐 예산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15명이나 되는 공화당 상원의원이 월스트리트 저널에 필리버스터 유지 의사를 피력했다고 한다.
앞선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겹쳤다.
소수당에 비토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필리버스터는 여야 협치를 강제하는 효과가 있다.
하원에는 없는 필리버스터에 대해 상원은 자부심을 느껴 왔다.
더욱이 공화당이 영원히 다수당은 아니다.
언젠가 민주당에 상원을 내주면 견제할 방법이 없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 공화당과 이기지 못할 싸움을 시작했는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다른 하나는 지난 4일 지방선거 참패다.
공화당은 민주당 강세 지역인 뉴욕시 및 뉴저지, 버지니아주 선거에서 예상보다 크게 진 데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조지아, 미시시피,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민주당에 낙승을 허용했다.
다음 임기가 없고 협치를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만 믿다가 내년 선거 때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일부 공화당 의원의 불안감이라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