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NBC의 아침방송 Today 간판 앵커 사바나 거스리(Savannah Guthrie)의 모친 실종 사건이 구글의 기술적 지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구글의 스마트 홈 Nest에 담긴 영상을 복원해서 용의자들의 모습을 찾아 수사에 활기를 띠게 된 것인데 사용자도 모르게 구글에서 사생활을 들여다본 것으로 드러나 안전을 보장 받는 것인지, 감시를 받는 것인지에 대해 논쟁이 일고 있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사바나 거스리 모친 실종 사건의 여파가 이제 묘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구글의 Nest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용자의 사생활을 어디까지 들여다보고 있는지에 대한 이른바 '빅테크 감시 사회' 논란이 뜨겁다.
특히 홈 보안 카메라를 많이 사용하는 미국의 한인들 가정들도 남의 일이 아닌 상황이다.
애리조나 주 투손에서 갑자기 실종된 84살 낸시 거스리의 집 현관에서 무장한 괴한이 침입하는 영상이 나왔다.
피해자가 유료 저장 서비스를 구독하지 않아 구글 Nest 영상이 삭제된 줄 알았는데, 며칠간의 복구 작업으로 구글이 영상을 살련냈다.
데이터 센터 서버에서 영상을 살려낸 구글은 이를 연방수사국, FBI에 제공한 것이다.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 논란이 일고 있다.
돈을 내지 않으면 사용자도 못 보는 내 집 영상을 구글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디지털 감시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경찰과 빅테크 결탁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인데 아마존의 '링(Ring)'에 이어 구글의 '네스트(Nest)'까지 영장 없는 감시 체계에 협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1일 실종된 낸시 거스리의 집 현관에서는 범인에 의해서 '네스트(Nest)' 카메라가 제거된 상태였다.
낸시 거스리는 집에 ‘네스트’가 설치돼 있었지만 월 10~20달러에 달하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기에 수사 당국은 과거 영상이 저장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구글은 수일간의 기술적 작업을 거쳐 서버 어딘가에 남아있던 데이터를 복구하는데 성공했다.
영상 속에는 복면을 쓰고 무장한 용의자가 집안으로 침입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었고, 이는 수사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결정적 돌파구가 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감시 시스템이 큰 성과를 거뒀지만, 대중의 반응은 상당히 엇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한 X 사용자는 사건이 해결될 수있어 다행이지만, 돈을 내지 않으면 사용자도 볼 수 없는 영상을 구글이 계속 녹화하고 보관해왔다는 사실이 소름 돋는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사용자의 허락 없이, 혹은 약관 뒤에 숨어서 매우 방대한 양의 개인 사생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아마존의 '링'은 이미 미국 전역에서 약 2,600개 이상의 경찰서와 파트너십을 맺고 영상을 공유해온 것으로 드러나 그동안 비판을 받아왔다.
구글도 역시 이번 사바나 거스리 모친 실종 사건을 통해서 그들만의 '거대한 데이터 센터'에 사용자도 알 수없는 갖가지 기록이 쌓이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 됐다.
시민 자유 단체들은 이러한 디지털 보안 시스템이 영장이 없는 빅테크의 감시를 정당화하고, 인종적 편견이나 과잉 진압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LA와 남가주 지역의 많은 한인 가정들도 보안을 위해 '네스트'나 '링' 같은 스마트 초인종을 필수적으로 설치한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크게 두 가지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범죄 예방을 위해서 돈을 들여 설치한 디지털 기기가 오히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빅테크 대기업에게 가족의 출입 기록과 대화 내용을 상시 제공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
구독을 안 했으니 저장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일 수 있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다.
약관을 꼼꼼히 살피고, 디지털 보안 기기 설정에서 '법 집행 기관 공유(Law Enforcement Integration)' 기능을 끄거나, 클라우드 저장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
이번 사바나 거스리 모친 실종 사건에서 나타난 것처럼 강력범죄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공권력의 무분별한 개인 정보 접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범 커뮤니티 차원에서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