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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비극된 우크라 ‘제철소 결혼’… 러 폭격에 남편 사망


러시아의 집중 공격이 쏟아졌던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결혼식을 올렸던 군인 부부가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했다. 법적으로 부부가 된 지 단 3일 만에 러시아군 폭격으로 남편이 목숨을 잃었다.

CNN은 전쟁이 한창인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지난 5일 결혼한 앤드루와 발레리아 우크라이나 군인 부부의 결말이 비극을 맞았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발레리아는 SNS에 “남편이 결혼식 3일 뒤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편과 군복을 입고 다정하게 웃는 모습과 결혼반지 사진을 함께 올리고 “당신은 3일 동안 나의 법적인 남편이었고, 당신과의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게 남은 당신의 성, 사랑하는 가족, 행복했던 시간을 간직하겠다”며 “반드시 적의 공격을 이겨내 살아남겠다”고 다짐했다.

비극이 일어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는 아직 다친 자국 병사들이 러시아군에 포위당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들을 자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러시아 포로와 교환을 제안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SNS에 “현재 우크라이나 부상병과 러시아 포로 교환에 관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아조우스탈에 남아 있는 병사들이 러시아군의 포로가 될 수는 없다”며 “현재 정부는 아조우스탈에 있는 병사들을 데려오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검토 중이지만 이상적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아조우스탈은 러시아군의 포위 아래 연일 포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군은 탱크와 장갑차 등 기갑부대를 동원해 여러 차례 제철소를 급습하기도 했으나 이곳에 남아 있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의 거센 저항으로 완전하게 장악하지 못했다.

CNN은 이곳에 아조우 연대 등 우크라이나군 1000여명이 남아 결사항전하고 있지만 러시아군의 지속된 공세로 전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비아토슬라우 팔라마르 아조우 연대 부사령관은 “아조우스탈의 실태 파악을 위해 비정부기구(NGO) 등이 방문할 수 있도록 휴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