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량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곡물 2500만t이 러시아의 봉쇄로 우크라이나 항구에 발이 묶인 상태에서 세계 밀 생산량 2위국인 인도가 밀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젠하우스에서 3일간 진행된 G7 외무장관회의가 끝난 후 공동성명에서 “최근 역사상 가장 심각한 식량과 에너지 위기가 초래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의 곡물 봉쇄와 인도의 밀 수출금지령으로 전 세계 식량위기가 더욱 커지고 있다. 아날레나 베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곡물 봉쇄를 언급하며 “이는 세계에 긴급히 필요한 곡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적인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전 세계 식량안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세계 3위 보리 수출국이면서 세계 5위 밀 수출국이다. 대부분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해 왔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현재 수출길이 막힌 상태다. G7은 우크라이나 곡물의 육로 수출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도 전날 밀 수출을 즉각 금지키로 결정했다. DGFT는 국제 밀 가격 상승으로 인도와 이웃 국가, 기타 취약국의 식량안보가 위기에 처한 것이 수출금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G7 농업장관은 인도의 밀 수출금지령에 즉각 우려를 표했다. 젬 외즈데미르 독일 농업장관은 G7 농업장관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만약 모두가 수출 규제를 하거나 시장을 닫기 시작하면 위기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인도가 G20(주요 20개국) 회원국으로서 책임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도 정부는 수출금지령이 영구적이지 않다고 대응했다.
한국의 경우 밀 수입량 중 미국·호주·캐나다산이 99% 이상을 차지하지만 이번 인도의 수출금지 조치로 국제 곡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경우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세계 곡물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인도의 수출금지 조치가 가격 상승을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