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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함부로 논하지 말라”…中공산당, 퇴직한 간부들까지 입단속


중국 공산당이 퇴직한 간부들에게 국정을 함부로 논하지 말고 부정적 여론을 퍼뜨리지 말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올 가을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사상 통제, 입 단속에 나선 것이다.

17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은 최근 ‘신시대 퇴직 간부의 당 건설 작업 강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이 지침은 은퇴 간부를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소중한 자산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는 데 지혜와 역량을 공헌할 것을 요구했다. 또 퇴직 간부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조직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 당 조직은 그들을 엄중히 비판하고 쇄신을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침은 특히 퇴직 간부의 당성 강화를 강조하면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열거했다. 당 중앙의 정책에 대해 함부로 논하지 말 것,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퍼뜨리지 말 것, 불법 사회 조직 활동에 관여하지 말 것, 원래의 직권이나 직무상 영향력을 이용해 이익을 도모하지 말 것, 각종 잘못된 사조와 향락주의를 단호히 반대하고 배격할 것 등이다.

당 중앙조직부 책임자는 기자회견에서 새 지침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전국적으로 퇴직 간부가 늘어나면서 이들을 결속시켜 당과 국가 발전에 계속 헌신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지침은 퇴직 간부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당과 최고지도부에 대한 비판 자체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광둥성의 한 은퇴한 간부를 인용해 “새로운 지침은 오는 가을 20차 당 대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제 당원은 최고 지도자의 발언만 공부하고 따를 수 있다”며 “비판이나 반대를 하면 안 되고 의심조차 해서도 안 된다. 오로지 복종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공과 시 주석을 비판했다가 당적을 박탈당한 차이샤를 거론하며 “해외에 나가 살려는 퇴직 간부들은 탈당 신청서를 내도록 요구받는데 이는 당원 신분으로 중국을 비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공산당 중앙당교의 은퇴 교수로 미국에 사는 차이샤는 2020년 6월 홍얼다이(혁명 원로의 자손) 모임에서 중공을 마피아에, 시 주석을 마피아 두목에 비유하며 “시진핑을 교체하자는 것은 당내 보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발언 녹음이 인터넷에 퍼져 파장이 일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