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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 깜짝 등장 젤렌스키,“영화가 독재자와 싸워달라”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칸 국제영화제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깜짝 등장해, 우크라이나를 위해 함께 싸워줄 것을 호소했다.

뉴욕타임스(NYT),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 연결을 통해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연설했다. 상징과도 같은 군용 녹색 셔츠를 입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현장의 참석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찰리 채플린의 대표작 ‘위대한 독재자’의 대사를 인용하며 영화계가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러시아와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증오는 지나가고 독재자들은 죽고 빼앗긴 권력은 다시 사람들에게로 돌아올 것”이라며 “인간이 죽는 한, 자유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대한 독재자는 찰리 채플린이 감독, 제작, 각본, 주연을 맡은 영화다. 나치 독일을 모델로 한 가상 국가 토매니아를 배경으로 삼는다. 또 히틀러를 희화한 힌켈이란 캐릭터와 나치를 풍자한 쌍십자당을 내세워 나치를 풍자하고 비판, 경고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히틀러에, 러시아를 나치에 빗대 비판한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일 수백명이 죽어가고 있다”며 “영화는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목소리를 낼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독재자가 있다면, 자유를 위한 전쟁이 일어난다면, 영화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날 영화가 침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할 새로운 채플린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승리의 결말을 보장할 영화가 필요하고, 영화는 매 순간 자유의 편에 서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문화 행사에서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우크라이나 음악가는 턱시도가 아닌 갑옷을 입고 있으며 병원에서 부상자들을 위해 노래한다”고 했고,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예술을 제한하려 하지 않는 폭군은 없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3년 만에 정상 개최한 칸 영화제의 주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전쟁’이다. 지난달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숨진 리투아니아 감독 만타스 크베다라피시우스의 다큐멘터리 ‘마리우폴리스2’가 특별 상영된다. 마리우풀리스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분쟁을 배경으로 한 전작의 후속작이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