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의 주요 기업들이 속속 러시아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도 전격 철수하기로 했다. 러시아에서 영업을 시작한 지 15년 만이다.
스타벅스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 내 매장의 영업을 영구 종료하고 앞으로 러시아에서 더는 영업 활동을 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타벅스는 러시아에서 130개 매장을 열었으나 이들 매장은 전부 라이선스 사업자가 운영 중이라고 CNBC방송이 전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러시아 매장에서 일하는 약 2000명의 현지인 직원에게는 향후 6개월간 급여를 지불하고, 이들의 재취업을 도울 방침이다. 러시아 사업을 청산하기 위한 구체적인 재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2007년 모스크바에 첫 매장을 연 스타벅스는 쿠웨이트 기업 M.H. 알샤야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러시아 내 영업 활동을 펼쳤다. 스타벅스는 2010년 12월 러시아를 중국 브라질 인도와 함께 ‘핵심 이머징 마켓’으로 꼽을 정도로 러시아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최종 철수 결정에 앞서 스타벅스는 전쟁 발발 2주 만인 지난 3월 8일 러시아 내 모든 영업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내 모든 매장을 일시 폐쇄하고, 자사 상품의 러시아 수출을 멈춘 상태다.
당시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정당한 이유도 없고 끔찍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이번 결정은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지난 18일 러시아 사업 매각을 발표한 지 1주일도 안 돼 공개됐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외에 엑손모빌, 쉘,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르노 등 다수의 서방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