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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전’ 우승 밴드, 트로피 경매…우크라군에 전했다


유럽 최대 팝 음악 축제인 유로비전에서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우승을 차지한 우크라이나 밴드 ‘칼루시 오케스트라’가 우승 트로피를 경매에 붙여 90만달러(약 11억1700억원)에 낙찰됐다. 이들은 이와 함께 모금한 금액까지 모두 약 120만 달러를 우크라이나 군에 기부했고, 이 돈은 우크라이나 군의 무인기(드론) 구매에 쓰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인들로 구성된 칼루시 오케스트라는 지난 14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유로비전 결선에서 우크라이나 전통 민요에 랩과 춤을 접목한 ‘스테파니아’로 우승을 차지했다. ‘스테파니아’는 가사에 ‘길이 파괴돼도 집으로 가는 길을 찾겠다’ 등의 가사 내용으로 항전 의지를 나타내는 대표곡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발발 직전 60세 미만 남성들의 출국을 금지했으나 이 밴드 멤버들은 특별허가를 내어 줘 경연에 참여할 수 있었다.





마르가리타 포풀란 화이트비트 대변인은 “비싼 가격이지만, 그 금액으로 얻을 수 있는 목표가 더 크다”고 트로피를 낙찰받은 이유를 밝혔다. 화이트비트는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서 제공해온 기업이다.


또 칼루시 오케스트라는 리더인 올레흐 프시우크가 대회에서 쓴 분홍색 모자를 경품으로 내걸고 티켓 판매 방식으로 모금을 진행했다. 이에 56개국 3만1000여명이 참여, 30만 달러 이상이 모였다.

해당 모자를 받게 된 이는 체코에 사는 볼로디미르 오니슈추크 IT 엔지니어였다. 그는 NYT에 “모금 행위가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서 티켓을 많이 샀다”며 ”키이우 또는 칼루시의 박물관에 모자를 기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칼루시 오케스트라 리더 프시우크는 30일 밴드 멤버가 현재 최전방에서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프시우크는 이날 독일 RTL방송의 뉴스프로그램 RTL디렉트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 멤버들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 부름을 받는다면 우크라이나로 즉각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친구와 지인을 잃었다는 사실을 전하며 “2022년 유럽에서 이런 잔혹한 전쟁을 치른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전세계 언론에 꾸준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중 있게 다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유로비전에 참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의 음악과 문화가 얼마나 독창적인지 보여주기 위해서”라면서 “문화적인 면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