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6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 실험을 준비하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우리(국제원자력기구)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중 하나가 재개방된 징후를 관찰했다”며 “이는 핵실험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영변 경수로 주변에 2021년 4월부터 건설 중이던 건물 한 개 동이 완공됐고 인접 구역에 건물 두 개 동이 착공됐다”고도 했다.
그는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덧붙여 지어지던 별관에 지붕이 올려지면서 외견상 건설이 완료됐다고도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 지속은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분명한 위반”이라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IAEA와 협조해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협정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과거 여섯 차례 핵실험을 했던 장소다. 북한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 앞뒀던 2018년 5월 이 곳을 폭파해 폐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4개 갱도 중 핵실험에 사용되지 않았던 3번 갱도를 4년 만에 복구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고,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 3일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회동을 위해 방한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일본,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모든 우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