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해커들이 러시아 라디오 채널을 해킹해 방송 도중 우크라이나 국가와 반전 가요가 흘러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 라디오 채널인 코메르산트 FM에서 방송 도중 갑자기 우크라이나 국가와 건전 가요인 ‘오, 초원의 불두화여’가 흘러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들 노래 외에도 러시아 록밴드 ‘노구 스벨로’의 ‘우리는 전쟁이 필요 없어’라는 노래도 흘러나왔다.
코메르산트 FM의 알렉세이 보로비요프 편성국장도 이 사실을 러시아 국영 통신사인 타스에 밝히면서 해커들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자사 기술진이 해킹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라디오 채널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억만장자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의 소유하고 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한 재벌로 지목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될 당시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사이버공격이 우크라이나 등 서방에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오히려 해킹 활동가들과 범죄 집단이 러시아를 공격함으로써 러시아를 난처한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해커들이 러시아 국영 TV·라디오 채널의 20년 치 이메일과 비밀번호 등 기밀 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