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철수한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 매장을 사들인 현지 업체가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재개장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와 인근 지역 15개 맥도날드 매장이 새로운 브랜드명으로 재개장했다. 새로운 브랜드의 이름은 ‘브쿠스나 이 토치카’로 긴 말 할 것 없이 맛있다는 의미다.
맥도날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인 지난 3월 초 러시아 내 모든 매장 영업을 일시 중단했고, 두 달 뒤인 지난 5월 러시아에서 완전 철수했다.
이후 현지 업체가 새 브랜드를 달고 영업을 재개하는 데는 3개월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재개장한 해당 매장에는 빅맥이나 맥플러리 등 맥도날드 브랜드를 상징하는 메뉴는 제공되지 않는다.
그러나 기존 햄버거와 감자튀김·너겟·윙 등은 그대로 유지됐다. 올렉 파로예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목표는 손님이 품질이나 분위기 면에서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도 러시아 내 판매를 중단한 만큼 탄산음료도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파로예프는 “우리는 코카콜라 재고를 가지고 있지만, 조만간 소진될 것”이라며 “청량음료를 공급해줄 새로운 업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푸시킨 광장에 있는 매장엔 이날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매장 새 슬로건에는 ‘이름은 바뀌었지만, 사랑은 지속된다’가 적혔고, 직원 유니폼에는 ‘같은 미소’라는 글귀가 적혔다.
해당 업체 측은 기존 맥도날드 직원 6만2000여명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하기로 했다. 자세한 매각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파로예프는 6월 말까지 매장 수를 200개로 늘리고 가을 전까지 다시 850개로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