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는 상하이 주민들 사이에서 중국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통제를 피하기 위한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상하이 주민들은 6월 1일 봉쇄가 풀린 후 두 달간 누리지 못하던 자유를 만끽했다. 하지만 봉쇄가 해제된 이후에도 격리 지역 외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자 2주 뒤 상하이 당국은 다시 방역 고삐를 죄었다.
카페 내부 착석이 금지됐고 주인들은 가게 내부에 있던 식탁과 의자를 가게 밖으로 옮겨 손님들이 야외에서 음료를 마시도록 해야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또한 금지됐다. 당국은 “커피를 마시려면 밖에서 서서 마셔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부분 봉쇄를 계속 이어가던 상하이 당국은 지난달 25일 코로나19로부터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 전날 상하이 내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가 0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봉쇄가 지속되는 동안 레스토랑과 카페, 체육관 등은 중국 당국의 눈으로부터 자신의 사업을 숨기는 법을 배웠다”고 보도했다. 방역 규제는 다소 완화됐지만 당국의 감시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에 발각되는 것을 피하고자 일부 식당에서는 손님에게 어두운 곳이나 휴대전화 불빛 아래에서 식사를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몇몇 체육관에서는 문 앞에 ‘폐쇄’이라는 표지판을 걸어둔 채 몰래 운영을 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과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자신의 가게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경계한다. 손님으로 위장한 채 자신의 가게가 방역 규제를 위반한 곳으로 신고하는 파파라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주민들은 지역 공무원들이 방역 규제를 위반한 곳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상하이 내 엄격한 방역 규제 때문에 지역 공무원들조차 단속하는 척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술집에 도착해서 잠시 비켜달라고 부탁한 다음 비어있는 가게의 사진만 찍어 상사에게 보고하는 식이다.
지난달 29일 상하이 내 일부 저위험 지역에서는 실내 취식이 재개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상하이 주민들이 언제든지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발생해 어두운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상하이의 한 쇼핑몰 중식당에서 식사를 한 패니 장씨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2주 동안 이날이 오기를 기다렸다”며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음식이 아니다. 식당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는 것은 사람들 삶의 일부”라고 소감을 밝혔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