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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비하’ 가사 쓴 비욘세…결국 신곡 재녹음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가 신곡 가사 중 장애인을 비하하는 단어가 포함됐다는 비판에 결국 신곡을 재녹음하기로 했다.

가디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비욘세 측은 1일(현지시간) 6년 만에 공개한 정규 앨범 7집 ‘르네상스’ 수록곡인 ‘히티드(Heated)’의 가사를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곡은 지난달 29일 공개했는데 사흘 만에 수정 작업에 나선 것이다.

신곡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spaz’라는 단어다. spaz는 ‘얼간이’ ‘발작’ 등의 의미를 지닌 은어인데 뇌성마비를 뜻하는 형용사인 ‘spastic’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외신들은 경련성 뇌성마비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어는 한국으로 치면 ‘찐따’와 비슷한 맥락의 비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찐따는 절름발이를 뜻하는 일본어 찐바(ちんば)의 잔재 용어다. 소아마비가 있는 사람을 비하하는 의미가 있으며, 요즘은 다소 어리숙한 타인을 비하하는 용어로까지 사용되고 있다. 이에 장애인먼저 실천운동본부는 이 단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드니 출신의 작가이자 장애 인권운동가 한나 디바니는 장애 노동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온라인 플랫폼 ‘하이업(Hireup)’과 가디언에 동시 게재된 기고글에서 “이번 일로 슬픔과 분노로 말문이 막힌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욘세가 숨을 쉴 때마다 문화적 순간이 된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녀의 선례를 따랐다”며 “하지만 그것이 그녀가 사회에서 흔히 사용하는 장애인 차별 단어를 썼다는 것을 용서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애인들은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나는 비슷한 맥락의 지적을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비욘세 측은 “해당 표현을 악의적 의도로 사용한 것은 아니다”라며 “해로운 의미로 쓰이지 않는 단어로 대체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욘세에게 재녹음을 요구했던 장애인 자선단체 스코프(Scope)는 “비욘세가 매우 신속히 행동한 것은 옳은 결정”이라며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가수들은 물론이고 그 누구라도 이제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또 다른 팝스타 리조(Lizzo)는 신곡 ‘GRRRLS’에서 같은 비하 단어를 사용해 비판을 받자, 사과와 동시에 해당 가사를 수정했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