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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FBI 위협 역겹다”…‘바이든 대 트럼프’ 대결 전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중간선거 지원을 위한 정책 홍보를 본격 시작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층에 대해 “역겹다”는 거친 표현까지 사용하며 비판을 강화했다. 이번 선거를 ‘바이든 대(對) 트럼프’ 대결구도로 만들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무당층을 끌어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대표적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더 안전한 미국 계획’에 대해 연설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 압수수색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에 대한 공격 발언 등을 언급하며 “단순히 법을 집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요원과 그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지켜보는 건 역겹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공화당 내 친트럼프 세력을 향해 “지난해 1월 6일 일어난 일(의회 습격 사건)을 비난하지 않는다면 법 집행을 지지한다고 말해선 안 된다. 경찰을 공격한 사람들을 애국자라 부를 수도 없다”며 “이 나라에는 법 집행 기관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경찰이나 FBI 예산 삭감에 반대한다”며 경찰관 고용 및 훈련 자금 지원 등을 위한 프로그램에 5년 동안 1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배치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층을 싸잡아 공격한 건 이번 중간선거를 겨냥한 전략이다. FBI의 강제 수사 이후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전·현직 대통령 간의 대결 구도를 부각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월 1일에는 펜실베이니아 주도인 필라델피아에서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연설한다. 미국 노동절인 5일에는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를 방문해 민주당 상원 후보인 존 페터만 선거운동 지원에 나선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오는 3일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더그 매스트리아노 주지사 후보와 메메트 오즈 상원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선다. 이들 후보는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던 인물이다.

악시오스는 “펜실베이니아는 중간 선거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 당선되며 공화당 경쟁력이 위태롭게 됐다”고 분석했다. ABC방송도 “중간선거 판세가 오리무중이 되며 양당의 핵심 지도부가 잇달아 펜실베이니아로 달려가는 상황이 잦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